할 말이 많은 집이다. 그만큼 제 색을 확고히 하는 집이다. 양식당이라고 하기에 한식 색이 조금 뭍은 양식을 파는 곳인 줄 알았다. 허나 착각이었다. 그저 양식이라 부를 뿐 너무나 대놓고 한식을 파는 신비로운 퓨전 식당, 일산 밤리단길(풍산역 근처) 맛집 '이경 양식당'을 소개한다.
외관부터 인별그램에서 유행(?)하는 갬성 맛집처럼 생겼다. 친구는 괜히 선입견이 생긴다고 했다. 퓨전 음식이라고 해 놓고 이도 저도 아닌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친구는 식사를 나오고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나는 이 식당, 천퍼! 만퍼! 만족!"이라고 ㅎㅋㅎㅋ.
식당 내부는 더욱 대놓고 한식당을 표방한다. 작고 예쁜 자개 장식장을 열면 냅킨과 물티휴가 장식장에 담겨있고 메뉴판도 고급스러움이 물씬 넘친다. 천장에 달린 등과 벽 인테리어만 보아도 이경 양식당이 얼마나 온몸으로 한식당을 표방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솥밥 메뉴가 있었던 건 아니었나보다. 식당 스스로 파스타와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소개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파스타 전문점에서 한식 이렇게 맛있게 팔기 있긔 없긔?
물은 그시절 할머니 댁에서 자주 보던 델몬트 오렌지 주스 병이다 ㅎㅎ
친구와 서로 괜히 모른척 하며 20대인 척 해보다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
이 집에서는 스테이크를 어떻게 제공할까 궁금해 한번 시켜볼까 하다가 파스타와 솥밥을 하나씩 주문했다.
순대 전골 파스타와 외할머니 LA 갈비 솥밥.
늘 궁금한 게 왜 친할머니보다 시어머니보다 외할머니, 장모님, 처갓집 손맛이 더 좋은 걸까? ㅋㅋ 이 집도 영락없이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LA 갈비 맛을 잊기 힘들어 재현했나 보다 싶다 ㅎㅎ. 음료는 매실 에이드를 주문했다. 차만 아니었다면 하이볼을 마시고 싶 ㅠㅠ 크흡..
비주얼 난리 남.
솥밥에는 채소 초무침을 비롯해 밑반찬 다섯 가지와 김, 국이 함께 제공된다. 솥에 올려진 고기와 계란, 밥을 정당히 빈 그릇에 옮겨 담고 누룽지 나은 솥에 물 부어 숭늉 만들기! 마지막에 남은 반찬 올려 싹싹 긁어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갈비는 내 입맛엔 조금 많이 달았다. 굽기 정도는 웰던보다 미듐정도. 외국인들이 먹기에 적당히 달짝지근하고 부드럽고 좋을 듯하다. 따끈한 솥밥 한 숟가락 가득 퍼서 고기 한점 올려 먹으니 그곳이 극락이더라. 헿헿.
이어서 들깻가루 잔뜩 올라간 순대 전골 파스타 등장..! 이 녀석이 정말 요물이다. 먹을수록 더 맛있어지는 게 양배추 등 채소에서 단 맛이 더 베여 나오는 듯하다. 이 음식은 부르스타 꺼내 전골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먹고 막판에 밥을 볶아야만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ㅠㅠ 이지만..! 이곳은 그래도 나름 양식당이기에..? ㅋㅋ
어쨌든 마지막에 친구랑 이 건 뭔데 또 일케 맛있냐며 볶음밥 주문할까 말까(실제론 불가능 ㅋㅋㅋ) 실랑이하며 마지막 국물까지 박박 긁어먹었다. 순대 전골의 칼칼한 맛이 파스타 면과 결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순대 역시 공장표 순대가 아닌 수제 순대..! 이런저런 맛을 쏙쏙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퓨전 양식(?)집인 만큼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입맛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곳이 될 듯하다. 일산 밤리단길 핫플 중 부모님 모시고 갈 만한 곳을 찾고 있다면 이경 양식당을 추천한다!
다음에는 저녁에 방문해 술 한 잔 기울이며 안주 메뉴를 즐겨보고 싶다❤️
● '이경 한식당'이었다면 절대 재미없었을, 신비로움 가득한 일산 밤리단길 퓨전 음식 맛집, '이경 양식당'.
●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167-25 1층
●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 매주 월요일 휴무.
●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leekyung_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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